## 긴급 매크로 7강 — 사모 금융 환매 제한 이슈 분석 및 시장 영향 점검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이 "바퀴벌레 한 마리 나왔는데 얼마나 많은 바퀴벌레가 숨어 있는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비롯해 미국 금융계 거물들이 연일 사모신용(Private Credit) 때문에 미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고 외치고 있는데, 정작 미국 주가는 큰 폭으로 흔들리지 않는다. 왜일까. 본 긴급 매크로 7강은 그 모순을 정밀하게 풀어낸다. 먼저 두 숫자를 기억해야 한다. **하나, 사모신용 중소기업 부도율 9.2%** — Fitch가 샘플링한 302개 기업 결과다. 미국 공식 부도율 1.2~2.7%의 4배 가까운 수준. **둘, 블랙스톤 BCRED 1분기 환매 폭주 37억 달러** — 시장 신뢰를 지키기 위해 블랙스톤 임직원 25명이 사재 4억 달러를 부어 막았다. 이 두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10개 중 1개가 망해가는데 온갖 꼼수로 만기를 연장하거나 이자를 원금으로 돌리는 방식으로 폭탄을 누르고 있다. 4억 달러 사재까지 털어 막을 정도라면 사실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미국의 S&P 500이 아직 버티고 있는 것은 폭탄 소리를 억지로 틀어막고 있기 때문이며, **안 떨어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안 보이는 게 문제**다. --- ## 1. 사모신용이란 무엇인가 — 은행이 거절한 기업의 마지막 창구 미국 중소·중견기업이 돈을 빌리는 길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은행 대출. 금리가 5~7%로 낮지만 신용등급과 엄격한 심사를 요구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제가 강화되어 문턱이 매우 높아졌다. 회사채 발행은 대기업만의 영역이라 중소기업은 꿈도 못 꾼다.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이 **사모신용**이다. 금리는 10~14%로 은행의 두 배, 최근 시장 금리 상승 이후엔 **13~18%**까지 올랐다. 대신 심사가 빠르고 신용등급이 거의 무의미하다. AI 투자처럼 시간에 쫓기는 기업도 가끔 사용한다. 사모신용의 정체는 결국 **연기금·보험사 같은 기관 투자자들이 거대 자산운용사를 통해 미국 중소·중견기업에 직접 돈을 빌려주는 구조**다. 블랙록, 블랙스톤, 블루아울 같은 명성 있는 운용사들이 연기금에 "이 상품 12% 나옵니다, 형님들"이라며 접근했고, 국민연금을 포함한 전 세계 연기금이 여기에 거액을 맡겼다. **시장 규모는 18년간 12배 폭증**했다. 2008년 3,000억 달러 → 26년 3.5조 달러. 연기금의 수익률 갈증과 중소기업의 자금 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문제는 사모신용 금리가 **변동금리**라는 점이다. 회사채와 달리 시장 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에 연준이 기준 금리를 낮춰도 시장 금리가 올라가면 사모신용 금리는 자동으로 오른다. 중소·중견기업의 마진율로는 18%를 감당할 수 없다. 더군다나 2020~22년 초저금리 시기에 받은 5년 만기 대출이 **2025~27년에 한꺼번에 만기 도래**한다. 살아남으려면 두 배 금리로 재융자해야 하고, 못 버티면 그대로 부도다. --- ## 2. 왜 폭탄이 안 보일까 — 세 가지 착시 + 연기금 네 가지 착각 폭탄이 터지지 않는 첫 번째 이유는 **셀프 성적표**다. 주식은 매일 시장이 채점한다. 삼성전자가 떨어지면 즉시 뉴스가 된다. 그런데 사모신용은 펀드 매니저가 스스로 채점한다. 블랙록이 "9.2라는 숫자에 속지 마시고요, 제가 채점해 봤는데 부도율 3%고 수익률 15%니까 12% 먹습니다"라는 식의 보고서를 연기금에 보내면, 연기금은 "아직 끄떡없음"으로 장부에 적어둘 수 있다. 두 번째 착시는 **이중 카드 돌려막기**다. 사모신용에는 처음부터 두 가지 부실 은폐 장치가 설계되어 있다. - **A&E (만기 자동 연장)** — 이자를 못 갚으면 "이자 나중에 갚아, 만기는 늘려줄게"라는 조항 - **PIK (Payment-In-Kind)** — 못 갚은 이자를 원금으로 전환. 신용카드 이자를 또 다른 카드로 내는 셈 PIK는 사실상 고리대금업 방식이다. 천만 원 빌린 다음에 이자 천만 원이 원금에 더해져 이천만 원이 되는 식. 연 18% 금리에서 이자가 자꾸 원금에 덧씌워지면 빚이 복리로 불어난다. **좀비 기업을 억지로 살려두다가 터지면 한꺼번에 터질 수밖에 없다**. 세 번째 착시는 **빅테크 환상**이다. S&P 500은 애플·엔비디아 같은 7개 대형주가 끌고 간다. 지수 밖 중소기업들은 바닥이 무너지는 중이지만, 겉장이 화려할수록 바닥이 더 안 보인다. 그렇다면 전 세계 연기금은 왜 여기에 투자했을까. 2020~22년 당시엔 **너무나 합리적이었던 네 가지 착각**이 있었다. 1. **수익률 갈증** — 2020년 7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0.5%였다. 연기금은 5~7% 지급액이 필요한데 국채로는 굶어 죽을 판이었다. 사모신용 12%가 생명수처럼 보였다. 2. **변동금리 = 안전판 착각** — "금리 오르면 수익 커진다"는 말에 속았다. 그러나 기업의 이자 감당 능력은 계산하지 않았다. 3. **PE 명성 신뢰** — 블랙스톤, KKR 같은 거물이 뒤에 있으니 어련히 잘 하겠지. 고금리 장기화는 예상 못 했다. 4. **"우리가 1순위" 회수율 믿음** — 파산해도 가장 먼저 회수한다. 그러나 무디스 장기 데이터에 따르면 **역사적 회수율은 60~80%**에 불과하다. 거대 자산운용사가 "이거 변동금리니까 인플레 헤지도 완벽합니다"라며 꼬셨던 시기다. 정작 변동금리 폭탄이 기업을 짓누르고, 회수율이 생각보다 낮다는 사실은 묻혔다. --- ## 3. 2008과 무엇이 같고 다른가 — 더 잡아내기 어려운 폭탄 최근 사모신용 논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자주 비교된다. **공통점은 판박이처럼 닮았다.** - **부실을 감추는 기술** — 2008년에는 CDO·MBS로 부실을 포장했고, 지금은 PIK·A&E·셀프 평가로 이자를 원금에 덧씌운다. 악덕 사채업자의 방식이다. - **집단적 착각** — "이 정도면 괜찮겠지" — 전문가, 자산운용사, 투자자 모두 동시에 속았다. - **금융기관끼리 얽힘** — 하나 터지면 전부 흔들린다. - **감독당국 전모 미파악** — 2008년에도 그랬고, 지금도 사모 시장은 노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결정적 차이도 있다.** | 구분 | 2008 서브프라임 | 지금 사모신용 | |---|---|---| | 시장 규모 | 1.3조 달러 | **3.5조 달러** | | 파생 연결 | CDO 10조 달러 | **파생 없음** | | 투명성 | 집값은 누구나 봄 | 장부를 펀드가 작성 | | 금리 구조 | 고정 → 변동 혼합 | **거의 전부 변동금리** | | 은폐 수법 | CDO·MBS 포장 | PIK·A&E 지연 | 규모는 사모신용이 더 크지만 파생이 없어 연쇄 붕괴 리스크는 낮다. 서브프라임 때 한국은 거의 엮이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한국 국민연금·보험사·공제회가 사모대출에 직접 엮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 위기가 남의 나라에 떠넘겨질 수도 있다. 투명성은 더 나쁘다. 집값은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사모신용 장부는 블랙스톤이 작성한다. 외부에서 알 길이 없다. 금리 구조는 사실상 전부 변동금리라 위기가 터지면 시차 없이 한꺼번에 터진다. 결론. **파급 효과 자체는 서브프라임이 더 컸지만, 사모신용은 이자가 원금에 계속 덧씌워지는 구조라 시간이 지날수록 폭탄이 커진다.** 지금 당장 규모는 더 작은 게 그나마 다행이지만, 1~2년 더 지나면 원금이 복리로 불어난다. --- ## 4. 왜 하필 지금인가 — 만기 절벽 + 이란 방화쇠 이 시점에 폭탄이 거론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만기 절벽**. 2020~22년 초저금리(국채 금리 0.5~1%) 시기에 폭발적으로 풀린 사모신용 대출이 5년 만기를 채워 **2025~27년에 한꺼번에 만기 도래**한다. 재융자 시 금리는 두 배. 살아남는 기업은 두 배 금리로 빚을 다시 떠안고, 못 버티는 기업은 부도다. 24년 하반기부터 이자를 못 갚는 기업이 늘면서 원금이 불어나기 시작했고, 26년 초가 되니 "이자를 자꾸 원금에 덧씌우는 게 말이 되냐"는 의구심이 커진 상황이다. 사모신용 금리는 13~18%까지 올라간 상태다. **둘째, 이란 전쟁이 방화쇠를 당겼다.** 사모신용에는 큰 희망이 하나 있었다 — 연준이 금리를 왕창 낮추면 시장 금리가 동반 하락하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 18%가 9%로 떨어지면 기업이 버틸 수 있다. 그런데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했다. **연준이 덫에 빠진 셈**이다. 금리를 내리면 인플레가 폭발하고, 금리를 유지하면 기업이 줄도산한다. 어느 쪽도 출구가 없다. - **금리 인하** → 인플레 재상승 → 시장 금리 더 오름 → 사모신용 금리 못 내려감 - **금리 동결** → 고금리 고착화 → 기업 줄도산 → 사모신용 부실 폭증 이란 전쟁이라는 외부 충격이 가져온 진퇴양난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든 전쟁을 끝내려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미국 금융 시장의 허약한 부분 — 사모신용 — 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 ## 5. 한국으로 오는 길 — 환매 제한 3 단계와 우리 돈 서브프라임 때 한국은 거의 엮이지 않았다. 이번에는 다르다. **국민연금의 사모투자는 100조 원 이상**이며, 이 중 사모펀드(주식)와 사모대출(신용) 비중은 비공개다. 기자들이 국민연금에 물으면 "구체적인 자산 운용 내역은 비밀"이라는 답변만 돌아온다. 거기에 보험사, 공제회, 군인공제회도 추가로 투자했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조차 전체 규모를 파악하지 못한다**는 업계 증언이 있다. 원래 사모신용에는 환매 제한이 있다. 분기당 5%까지만 회수 가능하다. 100억 원 투자했으면 한 번에 5억 원까지. 그런데 고객이 국민연금·캘리포니아 사학연금 같은 대형 연기금이라 블랙스톤이 5% 룰을 엄격하게 못 지킨다. **환매 제한이 발동되면 3 단계 도미노가 시작된다.** 1. **1단계 — 5% 룰 위반 환매**: 대형 연기금이 더 많이 찾아가면 사모펀드가 "원칙대로 5%만"이라며 환매를 거부. 일부는 0%로 잠금 2. **2단계 — 환매 폭주**: 시장이 "돈 못 받을 수도 있다"고 인식 → 분기마다 최대한 빼가려 시도. 블랙스톤 BCRED 1분기 37억 달러 환매가 이 단계의 신호. 임직원 사재 4억 달러로 일시 진정 3. **3단계 — 자산 매각 도미노**: 환매가 완전 막히면 연기금이 다른 자산을 팔아 현금화. **가장 많이 오른 자산부터 매도** → 코스피, 금까지 동시 하락 최근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많이 파는 이유 중 **약 1/3 정도는 사모신용과 연관**되어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환매 제한이 걸리면 현금화하기 좋고 수익률이 높았던 자산이 먼저 팔린다. 선진국 연기금은 특히 위험하다.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아 연금 지급을 위해 뭔가 팔아야 한다. 한국 국민연금은 아직 들어오는 돈이 많아 사모펀드 환매가 안 돼도 다른 걸 안 팔아도 된다. 그러나 선진국 연기금은 다르다. **금값조차 하락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장 많이 오른 것부터 팔아 현금화해 국민에게 연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 — 연기금은 비트코인에 거의 투자하지 않는다. 그래서 **금값은 떨어지는데 비트코인 가격은 조금 올라가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난다. 가장 많이 오른 코스피와 금이 팔리고 있다는 신호다. --- ## 6. 이게 터질까, 안 터질까 — 시나리오 A vs B 강사는 분명히 말한다 — **"터진다 안 터진다 확언할 수 없다."** 미국 정책 당국의 영향이 가장 크기 때문에 시장 분석만으로는 알 수 없다. 정책 당국이 잘 대처하면 폭탄은 꾹꾹 누를 수 있다. ### 시나리오 A — 안 터진다 (4 조건 충족 시) 1. **이란 전쟁 조기 종결** → 유가 80달러 이하 하락 → 인플레 안정 → 금리 안정 2. **연준 하반기 금리 인하** → 기업 이자 부담 완화 3. **대형 사모펀드 자체 구조조정** → 좀비 기업(약 10~20%) 정리 → 멀쩡한 80~90%의 신용도 회복. 다만 펀드 매니저가 이를 자발적으로 할 가능성은 낮음 4. **정부 유동성 공급** → 단기 신용경색 차단. 바이든 시기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 때 정부가 유동성 공급으로 위기를 막은 사례 다만 4번 유동성 공급의 부작용 — 12~18개월 뒤 인플레가 따라온다. 폭탄을 지연시킬 수는 있지만 나중에 더 큰 폭탄이 될 수 있다. ### 시나리오 B — 터진다 (4 악재 겹침 시) 1. **이란 전쟁 장기화** → 유가 130달러 이상 지속 2. **인플레 재상승** → 연준 금리 동결 고착화 → 사모신용 금리 못 내려감 3. **사모펀드 환매 폭주** → 유동성 위기·도미노 봉쇄 4. **기업 줄도산 + 신용경색** → 은행권에 전이 → **2008년 재현** 이 중 세 가지만 작동해도 상당히 터질 확률이 높다. 다만 연준과 미국 재무부가 손을 놓고 있지는 않을 것. 현재 **재무부가 양적 완화를 하고 있다** — 옐런이 여유 자금으로 미국 국채와 모기지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파월 의장이 트럼프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니 재무부가 별짓을 다 하고 있는 셈이다. 진짜 위험은 다른 데 있다. **안 터지고 계속 가다가 연준이나 미국 정부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폭탄이 커지는 경우**다. 폭탄을 누르기 위해 돈을 찍거나 풀면 결국 인플레로 돌아온다. 오늘의 문제를 내일의 더 큰 문제로 키우는 셈이다. --- ## 마무리 — 발밑을 먼저 보는 훈련 강사가 마지막에 제시한 행동 지침은 명확하다. **볼 것 (2가지 신호)**: - **원/달러 환율의 이유 없는 급등** — 이란 사태와 무관하게 환율이 급등한다면, 그것은 사모신용 때문에 글로벌 달러가 메말라가는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 - **러셀 2000 면밀 관찰** — S&P 500은 그대로인데 러셀 2000만 따로 무너지면 실물 기업 부실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신호 **줄일 것 (2가지 회피)**: - **고배당 회사채 레버리지** — 지금은 그럴 때 아니다 - **과도한 변동금리 대출 + 레버리지 주식 투자** — 미국 재무부가 눈물겹게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시점에 레버리지는 위험 **담을 것 (보유)**: - **달러 비중 유지 또는 확대** — 글로벌 자금 메마름 신호에 대한 대비 - **금** — 최근 금값조차 하락 중이라 못 사신 분들에게는 눌려 있는 시기. 다만 강한 매수 권고가 아닌 타이밍 시각 2008년 서브프라임은 보이는 폭탄이었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게 모두에게 보였지만 시장이 환희에 빠져 신호를 놓쳤다. 빅쇼트의 주인공들만 그 신호를 잡았다. **하지만 이번 사모신용은 신호조차 없는 블랙박스**다. 펀드 매니저들이 정직한 보고서를 만드는지조차 알 수 없고, 사모신용 펀드 매니저도 남의 펀드는 못 본다. 전체 그림을 아는 사람은 지금 현재 아무도 없다. 한국이 캐시카우(Cash Cow)라고 불리는 이유 — 외국인이 다급하게 돈을 빼낼 때 우리나라가 현금 인출기처럼 쓰인다. 코스피가 고평가돼서 빠지는 것이 아니라, 달러 현금이 부족해서 빠지는 경우다. **발밑을 먼저 보는 훈련**이 본 강연의 핵심이다. 이란 전쟁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미국 정부나 연준이라 해도 막을 수 없다. 유가는 어쩔 수 없는 변수다. 물가가 튀어버리면 결국 막을 수단이 없다. 이란 전쟁의 향방이 이제는 사모대출의 향방까지 영향을 주는 시기로 접어들 수 있다. 전황과 사모대출이 비명을 지르는 신호 — 이 두 가지를 포착할 수 있다면, 우리는 조금 더 미래에 대비할 수 있다. --- **출처**: 박종훈의 지식한방 — 긴급 매크로 7강 (2026-05-16)